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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3년 전 라섹 수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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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섹하기 전에 많이 무서웠었는데, 나도 남들이 라섹하고 잘 살아가고 있다는 글을 보고 좀 덜 무서운 마음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여러분도 무사히 수술받고 광명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라섹을 하면 뭐가 좋은 지에 대해서는 쓰지 않겠다. 그건 여러분이 직접 겪어보면 당연히 알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처음에 스마일 라식을 하려고 했다. 대학생이던 때, 그 병이 창궐해서 갑작스레 개강이 밀렸던 때였다. 친구가 갑자기 인스타 스토리에 스마일 라식을 해서 3일 만에 회복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올렸는데, 나도 개강 밀린 김에 수술하고 안경 없는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어졌다.

근데 그 스토리를 보기 1년 전에, 나는 렌즈를 빼다가 한 쪽 각막을 다쳤었다. 아마 왼쪽이었던 것 같다. 안 그래도 안구건조증이 있었는데 렌즈가 각막에 찰싹 달라붙어있는 상태에서 빼다가, 홍채 쪽을 다쳤다. 눈동자 정 가운데가 세상을 보는 구멍인데, 그쪽에 정말 가깝게 다쳤다. 각막은 다쳐도 살처럼 다시 원상복구가 되지 않고, 다친 모양에 희끄무레한 딱지 같은 게 앉는다. 하마터면 세상을 희끄무레한 것과 같이 볼 뻔했다. 그 당시 내 눈을 진찰하신 의사 선생님께서 ‘딱지가 생긴 부분에 계속 렌즈를 끼게 되면, 이번에 각막을 다친 것처럼 안구건조증 때문에 또 렌즈가 각막에 딱 달라붙을 수 있고, 그렇게 해서 딱지와 함께 주변 부분의 각막이 같이 뜯기게 되면, 세상을 상처와 함께 바라보게 돼서 불편할 수 있다. 라섹을 하면 각막을 깎아내기 때문에 상처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하셨었고, 언젠가 수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나는 1년간 오른쪽 눈만 렌즈를 끼고 다녔다.

나는 렌즈를 15살때부터 꼈다. 2020년, 나는 그 당시 23이었으니 렌즈를 8년이나 낀 거다. 엄밀히 따지면 왼쪽은 7년, 오른쪽은 8년을 낀 거다.

렌즈를 오래 끼면 각막이 얇아져서 라식이나 라섹을 못한다는 주장이 있다. 정말 안타깝게도 이걸 반박할 내 각막 두께가 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데, 내 각막 두께는 왼쪽이나 오른쪽이나 둘 다 별로 차이가 없었다.

1년간 렌즈를 끼지 않고 지낸 왼쪽 눈의 세포 수도 100 정도밖에 양쪽이 차이 나지 않았다.

처음에 강남에 있는 안과에 갔는데, 거기서 나는 스마일 라식은 커녕 그냥 라식도, 라섹도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내 각막 두께도 많이 얇은 편인데 그거에 비해 깎아야 할 두께가 시력이 나빠서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빠꾸를 먹고... 당황해서 라식한 다른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이후에 친구들이 자기들이 했던 안과를 추천해줘서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그 중 한 곳은 또 강남에 있었는데, 아시아에서 상 탄 사람이 단 다섯 명인가? 밖에 없는데 그중에 한 명이 하는 병원이라고 했다. 거기서 내 눈을 봤는데, 내가 예전에 다쳤던 각막을 발견하고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때 다쳤던 각막이니까 당연히 상처가 있는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유전자 중에 각막에 레이저를 맞으면 하얀 단백질로 변해버리는 걸 갖고 있는 사람들이 0.1퍼센트였나...? 그 정도 있다면서 나도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그래서 그때 한 10만원을 내고 일주일을 기다려서 검사 결과를 받았는데, 나는 그런 유전자가 없다고 했다.

일단 안전한 게 좋으니까 검사하긴 했는데 이후에 뭔가 돈이 아까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안과에서는 나도 수술이 가능한데, 각막을 깎을 두께가 간당간당한 경계에서 안전한 쪽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처음에 스마일라식이었다.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았지만 그래도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에 기뻤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너무 유명한 병원이다 보니 너무 비쌌다. 얼마였는진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근데 대충 얼마였는지는 알 수 있다. 내가 다른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았는데, 그곳에서도 내가 두께가 깎일 정도가 간당간당하지만 수술이 가능한 축에 속한다고 했다. 그리고 아마 180이었던 것 같다. 이전 병원보다 절반 정도 낮은 가격이었다.

 

그 병원의 상담 실장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가서 아직 아무 문제 없이 잘 살고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데이터베이스 리스트를 보여줬다. 그걸 보니 꽤나 안심이 됐던 기억이 있다.

 

다양한 검사를 하고.... 수술일이 잡혔다.

 

라섹 수술을 하기 전에 여러분에게 추천하는 것은,

 

1. 수술하고 나면 핸드폰 못 쓰니까 핸드폰에 눈감고 들을 수 있는 걸 많이 다운받아놓길 추천한다. 적어도 3일 치를

 

2. 수술할 때 왼쪽눈과 오른쪽 눈을 따로따로 하는데, 눈을 꼭 몇 초 이상 뜨고, 정면만을 바라봐야 한다.

근데 수술을 하다 보면 각막이 깎여서 그 깎인 파편들만 눈앞에 보인다. 그래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살짝 안 바라본다고 해도 문제없다. 선생님이 앞을 바라보라고 호통치신다. ㅋㅋㅋㅋㅋㅋㅋ

 

3. 한쪽 눈을 레이저로 쏘는 동안 한쪽 눈은 꼭 감고 있길 바란다. 그러니까 윙크하고 있으라는 말이다...

안 그러면 두 눈 다 오래 뜨고 있어야 해서 눈에 레이저 쏘고 있을 때 눈을 너무 감고 싶어 진다.........

그런다고 감기지는 않는다. 눈꺼풀을 철로 고정해 놓기 때문이다.

 

수술 이후에 통증도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개인차가 있는 듯한데, 일단 나는 첫째 날과 둘째 날이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셋째 날부터 정말 미치도록 아프기 시작했다.

수술 뒤에 눈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이상한 고글을 쓰고 삼 일간 세수를 하지 않았다. 혹시 그래서 그런가 싶다.

 

신기하게도 내가 수술한 시즌이 내 친구들도 많이 수술한 시즌이었다. 어떤 친구는 통증은 하나도 없는데 빛 번짐이 너무 심해서 티비도 선글라스를 끼고 봤었다. 개인차가 다양한 듯 하다. 물론 그 친구는 나중에 빛번짐이 사라졌다. 나는 빛 번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내가 느낀 건, 안구건조증이 더 나아지지도, 더 심해지지도 않았는데, 눈곱이 굉장히 멀쩡하게 잘 끼게 되었고, 그 눈곱이 단단해서 각막을 스치는 게 너무 아프다는 느낌이 조금 들었다. 이건 한 한 달간 지속됐던 것 같다. 지금은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이 이후에 나는 내 눈 건강을 보호하려고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구매했다. 그 당시 그냥 안경점에 들어가서 제일 비싼 렌즈로 해달라고 했다. 이건 라섹을 하지 않아도 그냥 써도 좋을 것 같다. 눈 충혈이 확실히 이 안경을 쓰게 되면 적은 게 느껴진다.

 

아 그리고 라섹 후에 시력과 관련해서 느낀 점 하나가 있는데, 밤에 보는 것은 수술 전이나 수술 후나 똑같이 잘 안 보인다.

밤에 희미한 빛에 비친 글자 같은 게 수술한다고 해서 다시 보이지는 않았다. 어릴 때는 보였던 거 같은데... 눈이 늙어서 그런 거 같다.

 

아무튼 수술하고 잘 사는 사람의 두서없는 글을 써봤다. 당신도 무사하게 수술받고 안경과 렌즈의 불편함에서 벗어나서 신나는 생활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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