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

유튜브 알고리즘의 노예가 될 수 없는 이유

반응형

유튜브가 나의 시청 기록을 바탕으로 추천 영상을 띄워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나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다는 기분이 들어서 시청 기록을 저장하지 못하게 했었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얼마나 똑똑해질 수 있으며 내 취향을 잘 맞춰줄 수 있을 지 궁금해져서 시청 기록을 저장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3개월 정도가 지났고, 참 실망스러웠다. 내가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이와 비슷한 내용이 있는 자극적인 사건 사고에 대한 다큐멘터리만이 추천 영상에 올라와 있었고, 나는 그걸 보고 내 기분이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그 추천 영상들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나 하나 설정해줘야 했다.
비슷한 영상을 좋아할 거라는 가정이 실망스럽다. 알고리즘은 내가 어떤 시간대에 어떤 영상 보길 좋아하는지까지 알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냥 단순하게 비슷한 영상 여러 개를 추천해줄 뿐이다. 나는 다양한 영상을 보길 좋아하는데 비슷한 영상을 계속 추천해준다.
알고리즘이 다양한 영상을 보길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학습을 하질 못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영상을 보는 패턴에 대해 학습을 하질 못하는 걸까?
나는 비극적인 영상을 보고 나면 이와 관련된 비극적인 영상들을 볼 때도 있지만, 그걸 보고 기분이 나빠져서 재밌는 영상만 찾아볼 때도 있다. 알고리즘이 해야할 일은 바로 내 기분이 어떨 지 맞춰서 영상을 추천해줘야 하는 것이지, 단순히 비슷한 썸네일에 비슷한 카테고리인 영상을 추천해주는 것이 아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 추천에 기분이 나빠져서 요즘엔 마음에 들지 않는 영상이라고 눌러주기도 지겹다. 그래서 아예 안들어가기도 한다.
넷플릭스도 아니고 유튜브가 어떻게 볼 게 없다고 느끼게 될 수 있는 지 진짜 생각도 못한 일이다.
시청기록은 이제 그만 남겨야겠다. 나를 공부해서 추천해준 영상이 고작 그모양이니 더 내 개인정보를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정보가 어딘가에서 수집되어 악용될 수도 있다는 게 두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잘 수집해서 내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있게 개인 맞춤 제공 서비스로 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날 완전히 맞춰줄 순 없다는 유튜브의 한계를 알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