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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남들이 내 기분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서 눈물이 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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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떠오르는 힘들었던 어린 시절 기억이 눈물 흘리는 결과로 나타나기는 하는데 이게 내가 어릴 때 힘들었던 게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보니 나는 힘들었던 기억을 항상 누군가에게 인터뷰하듯이 대답을 하고 있고, 누군가가 나에게 내 경험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데 그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나는 누군가를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기분이 들어서 슬퍼진다는 걸 알았다. 그저 내 기분과 생각을 내 과거에서 꺼내와서 여는 것 뿐인데 이게 쉽게 공감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설득까지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게 억울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옛날 경험을 불러오는 건 사람에 대한 불신과 함께 온다. 나의 말을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피로감과 분노도 같이 온다.
이건... 어른이 된 내가 나의 개인적 경험을 타인이 왜곡해서 받아들인다고 느꼈을 때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나와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 게 문제되는 것이 아니고, 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하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깊은 경멸감이 느껴진다.
내 의견도 아니고 내 경험인데 어떻게 경험을 매번 남들에게 납득시키는 삶을 살아야 하는 건지, 누군가 내 상황과 기분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을 지 자꾸 의문이 들고 실제로 내 경험을 한 번에 이해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이러다가 나는 주변에 존재는 하지만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 가까이 왔다가도 점점 멀어져서 누군가가 자꾸 쳐다보기만 하게 되는 공원 한 가운데에 있는 동상 같은 존재가 되어버릴까봐, 사회에 속하지만 속한다고 할 수 없는 단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만 있게 될까봐 버려진 기분을 느낀다.
 
나도 누군가의 경험을 부정한 적이 있나? 생각이나 의견은 반박한 적이 많다.
지금은 내 경험을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있다. 모든 사람이 경험을 사실인지 아닌지로 먼저 판단하고 그 인과관계에 의한 감정의 성립에 의문을 갖는 건 아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말하는 나와 들어주는 남으로 내 말이 다 끝날때까지 집중해서 들어주기라도 하면 모든 사람이 날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날 쉽게 공감할 수 없는 것이고, 어떤 사람은 나에게 공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지금은 99:1로 느껴지지만 몇 십 년 더 살고 나면 4:3정도는 되겠지.
 
자아성찰을 한 나는 오늘 아주 많은 일을 했고 잘했다.
내가해냄 도장 찍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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